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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Korean Pop Culture

#케이팝 #k_pop #국내힙합 #k_hiphop

에세이 6

진정한 나

귀를 뚫었다. 이번에도 귓불이다. 벌써 세 번째다. 앞선 두 번의 ‘귀 뚫기’와 이번 ‘귀 뚫기’가 다른 점은 일반 귀걸이로 뚫은 것이 아니라 피어싱을 했다는 것이다. 피어싱의 핀은 귀걸이의 핀보다 약 1.5배에서 2배 정도 두껍다. 그래서 귀걸이를 뚫을 때보다 더 아플 줄 알았는데 다행히 그리 아프진 않았다. 물리적인 아픔보다 마음 속 저편에 있던 자유로움을 느꼈다.나는 귀걸이를 할 때마다 일종의 해방감을 느낀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아직 남성의 귀걸이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약간의 반항심을 표출하고 싶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래퍼들이 귀걸이로 자신의 개성을 자유롭게 뽐내는 것을 보고 무의식에 동경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에세이 Essay 2024.11.17

내가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

10월 말부터 국비지원 직업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전직 방송국 PD 출신의 강사진에게 영상 콘텐츠 기획 및 제작에 대해 배우고 있다. 평소 좋아했던 일을 전문가들에게 체계적으로 배우고 있으니 저절로 흥미가 붙는다.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 9시부터 6시까지 교육원에서 강좌를 수강해야 하는 스케줄임에도 이전에 직장을 다닐 때보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상쾌하다.교육원에 들어가는 것은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었다. 교육원의 커리큘럼이 6개월 동안 매일 (물론 주말은 빼고) 9시에서 6시까지 진행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기 때문이다. 생활비도 모자란 상황에 나이는 서른이 다 되었는데, 6개월이라는 시간을 할애해서 훈련을 받아도 되는 것일까? 막연한 불안함이 내 마음 속에 드리웠다. 고민은 찰나, 결론은..

에세이 Essay 2024.10.31

조카

추석 연휴 동안 입원을 하셨던 형수님이 퇴원을 했다. 형수님 뱃속에 조카가 예정일보다 2달이나 빨리 (그것도 명절 연휴에) 세상 밖으로 나오려고 해서 그녀의 입원은 우리 가족들의 관심과 우려를 독차지했다. 퇴직을 하고 본가에서 쉬고 있던 나에게 형은 ’지금 너가 여유가 있으니 운전해서 형수를 집으로 데려다 주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나는 형수님을 신혼집으로 모시게 되었다. 퇴원을 도와주신 형의 장모님(사장어른)을 포함해서. 사장어른과의 만남은 형의 결혼식 때 뵌 것이 전부였다. 형수님은 그나마 괜찮은데, 사장어른을 모시는 것은 진짜 불편할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계모임에 참석하신 어머니의 차를 빌렸다. ​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는 순간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내가 혼자 운전하는 것이 걱정..

에세이 Essay 2024.10.03

나의 에넥도트(My Anecdote)

오랜만에 모교 캠퍼스에 방문했다. 대학시절 힙합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와 만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 주변엔 여전히 대학에 다니며 힙합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있다. 학업과 음악을 병행하다보니 그들의 졸업 시기는 늦어졌다. 남들 눈에는 ‘힙합이나’ 하고 다니는 대학생들로 보일지 모르지만, 나는 항상 그들을 응원하고 있다. 두 가지 삶을 살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 그것도 힙합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구하고 있으니까.​내 10대는 남들이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않고 하라는 것만 하는 시기였다. “모범적으로 살아라.”는 우리 부모님이 가장 많이 하신 말씀이고,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면 여자친구 얼굴이 바뀐다.”는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가장 많이 하신 말씀이다. 그 말에 현혹되어 소위 범생이로 살..

에세이 Essay 2024.10.03

SNS 비활성화

얼마 전에 SNS(Social Media) 계정을 비활성화했다. 자주 사용했던 인스타그램과 최근 몇 년간 사용하지 않았던 페이스북 계정까지 모든 계정을 비활성화했고, 스마트폰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지웠다. PC버전 크롬 브라우저 위에 설치 되어 있던 SNS 관련 북마크도 없애 버렸다. 내가 절대 접촉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게 다 인스타그램(Instagram)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먼저 인스타그램과 나는 애증의 관계임을 밝힌다. 나는 본래 인스타그램을 싫어했다. 고등학생일 때 인스타그램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이것은 사람의 허영심을 자극하는 것에 집중한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걸 하면 내 인생이 위험해질 것 같다. 본능적으로 이렇게 느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

일상 Daily 2023.05.10

어느 일본인 부부에게 말을 걸었다

최근 경상도집에 재방문했다. 경상도집은 내가 최근에 알게 된 맛집이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을지로로 넘어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마침 고향 대구에 여전히 거주하고 있는 동네 친구가 서울에 방문하는데, 나는 이곳을 소개해 주고 싶었다. 이곳은 고향에서의 추억을 상기시킬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경상도집의 음식은 고향의 맛을 물씬 풍긴다. 고춧가루를 넣은 매콤한 콩나물국부터, 연탄불에 태우듯이 구운 돼지갈비는 내가 친구들과 고향 대구에서 먹던 음식들과 유사한 맛을 낸다. 친구도 이곳에서 음식을 먹더니 나의 의견에 곧바로 동의했다. "와! 서울에서 대구의 맛이 난다?" 친구의 반응이었다. 우리는 여기에 소주를 곁들여 마셨다. 소주는 우리 주변 분위기도 무르익게 만들었다. ​해가 어스름 질 무렵, 경상도..

일상 Daily 2023.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