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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Hiphop Culture

#국내힙합 #k_hip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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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

실속 있는 글을 쓰고 싶다. 주제는 국내외 힙합. 지금까지 몇 편의 글을 썼다. 어떤 래퍼의 관한 소개부터 어떤 싱글 앨범에 대한 이야기, 힙합 씬에서 유행하는 소식 등을 소재로 글을 썼다. 지금까지 쓴 글들을 찬찬히 블로그에 옮기며 다시 읽었는데, 이렇다할 실속이 없었다. 나의 통찰 혹은 나만의 표현법이 나타나는 지점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내 글은 왜 실속이 없게 느껴지는 것일까? 잠시 고민을 해본다.​글을 쓰면서 항상 ‘누구에게나 쉽게 읽혀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예전에 한 소설가가 TV에 나와서 이렇게 말했다. 좋은 글은 읽히기 쉬운 글이라고. 그 말이 계속해서 내 무의식 속에 자리 잡았던 것 같다. 나는 누구나 내 글을 술술 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글의 밀도를 낮추고 친절한 설명을 덧붙이..

에세이 Essay 2024.05.02

표현이 전부다

표현이 전부다. 어머니께서 항상 말씀하신 것이다. 당신은 평소 무뚝뚝한 아버지에게도 매번 그런 말씀을 하셨다. "나이가 들었어도 여보, 당신 하면서 계속 표현해주면 얼마나 좋아?"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이런 잔소리를 곧잘 하셨다. "내는 그런 거 모한다(나는 그런 거 못한다)." 부끄러워하시는 아버지 말씀에 어머니는 당당히 나를 보며 말씀하셨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너희 아빠랑 결혼할 건데~ 참 안 도와주네!" ​여기서 표현은 자신의 호의적인 감정을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어머니께서는 표현이 지속되면 좋은 인간 관계가 형성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호감이 있는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표현의 첫걸음이라고 가르쳐주셨다. 그렇다면 나는 표현을 잘 하는 사람일까? 못하는 사람일까? 돌이켜 보면 나..

에세이 Essay 2024.03.31

피에이치원이 보내는 편지

https://youtu.be/dfiQLjIAA10?si=gr88Xd9lE-3hOJuG pH-1 – Used To Be 피에이치원(pH-1)이 국내 힙합씬에 대해 자신의 소회를 랩으로 뱉었다. 투박한 로파이(Lo-fi) 비트 위에 담담히 써내려간 그의 벌스는 한 편의 편지와 같았다. 2분 57초라는 시간 동안 피에이치원은 그간 힙합씬에 있었던 몇 가지 화제를 언급했다. ‘어느새부터 힙합은 안 멋지다’는 이찬혁의 발언부터 코미디언 힙합 듀오 맨스티어(Men’s Tear)의 등장까지 다양한 주제들이 있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파트는 식케이(Sik-K)와 스윙스(Swings)의 디스전에 대해 소감을 밝힌 것이었다. ​2023년 국내 힙합씬을 가장 뜨겁게 만든 두 래퍼가 있다면 바로 스윙스와 식케이였다. 두..

맨스티어에 대한 감상

https://youtu.be/QW_TSknSbWM?si=2c0dDZ227WpnEQQq 맨스티어 - AK47 M/V 최근 힙합 듀오 맨스티어(Men’s Tear)가 공개한 음원 ‘AK47’과 그 뮤직비디오가 국내 힙합 커뮤니티에서 화제이다. 맨스티어의 ‘AK47’는 국내 음원차트에서 100위권 안에 진입하였으며 빈지노, 정상수와 같은 래퍼들의 샤라웃(Shout-out)을 받기도 했다. 심지어 ‘AK47’의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이 글을 작성하는 기준 500만 회를 돌파했다. 맨스티어가 국내 힙합씬의 작은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맨스티어는 코미디 레이블 메타코미디 소속의 코미디언 최제우, 전경민이 래퍼로 활동할 때 사용하는 활동명이자 일종의 개그 캐릭터(부캐)이다. 이들은 유튜브 채널 ‘뷰티풀너드’에서 맨..

함부로 도와주면 안 돼

“함부로 도와주지 마세요. 무슨 일 당할지 모르니까.” 누군가를 도와줬다가 회사 대표에게 들은 말이다. 나는 이 말을 듣고 약간의 충격을 느꼈다. 누군가를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사건의 전말을 이렇다. 회사 점심시간에 회사 동료들과 카페에 들렀다. 주문한 커피를 기다리고 있는데, 노인 한 분이 카페에 바닥에 누워 있었다. 나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그 노인을 향해 걸어갔다. 그 노인은 모종의 이유로 몸의 힘이 풀려버린 것인지 바닥에 누운 채로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고, 나는 곧바로 그 노인을 일으켜 세웠다. “선생님 괜찮으세요? 일어나보세요.” 내가 노인을 일으켜 세우는 그때 카페 직원이 나를 도와주었다. 노인의 체격이 좋았기 때문에 우리는 간신히 노인을 자리에 앉힐 수 있었다. 의자에 ..

일상 Daily 2024.03.31

언에듀케이티드 키드 (2)

(앞에 글 ‘언에듀케이티드 키드 -1’에서 이어집니다.) 지난 글 요약 2018년 힙합씬에 등장한 래퍼 언에듀를 두고 국내 힙합 커뮤니티에는 많은 논쟁이 있었다. 그의 가사는 진솔하지 않은 내용(총기, 마약 등)이 대부분이었고, 진실함을 추구하는 힙합의 정신(keep it real)에 위배되는 것이었기에 그의 태도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과연 언에듀는 힙합인가, 아닌가? 힙합 팬들은 항상 그 물음표를 머리 위에 띄우고 있었다. 여기서 언에듀는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그는 데뷔 초기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쓴 가사는 진실이며, 자신은 언제나 힙합에 진심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태도를 견지하기 위해 가장 힙합적인 키워드인 ‘성장’에 초점을 맞춰 작법에 변주를 주기 시작했다. 언..

언에듀케이티드 키드 (1)

*현재 국내 힙합씬에서 주목할 만한 아티스트들을 조명해 봅니다. 나는 또 돈 벌러 가야대 마약을 하나 더 사야대 여자애들이 날 좋아해 근데 난 신경도 안 쓰네 Uneducated Kid - '돈벌러가야대' 중 ​2018년 다소 저급하고 민망한 가사를 구수한 멜로디 위에 내세우며 대한민국 힙합씬에 혜성처럼 등장한 래퍼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언에듀케이티드 키드(Uneducated Kid, 이하 언에듀). ‘Un-(부정어 접두사) + Educated(교육 받은) + kid(소년)’의 영단어 조합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소위 ‘못 배운 놈’을 자처하는 그는 데뷔 앨범 발매 이전부터 국내 힙합씬에서 게임 체인저로 거론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당시 언에듀의 음악은 자신의 범죄(마약, 총기 소지 등)를 시인하는 듯..

새해인사

2023년 12월 31일이 2024년 1월 1일로 변하는 순간, 카카오톡 알림이 열심히 울렸다. 스마트폰 액정에는 새해 복을 많이 받으라는 여러 형태의 인사말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누군가는 간단히 이모티콘을 보내기도 했고, 누군가는 짧은 글을 보내기도 했고, 누군가는 장문의 글을 보내기도 했다. ​폰의 잠금을 해제하니 몇몇 채팅방에 빨간색 숫자 딱지가 붙었다. 붉은 딱지가 탑처럼 쌓인 것을 보면서 내가 인생을 헛되게 산 것은 아니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그러나 곧바로 답장을 하지는 않았다. 연락을 주고 받는 것보다 더 소중한 현재의 경험을 더욱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석촌호수 근처 한 술집에서 여자친구와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우리는 최근에 와인에 흥미가 생겨서 (지나치게 비싸지 않지만 ..

일상 Daily 2024.01.03

[공지] 다시 돌아왔습니다

제 블로그에 방문해주시는 분들께 ​안녕하세요? ​개인 사정으로 인해 2023년 하반기부터 블로그에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2024년부터는 다시 블로그에 글을 주기적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던 소설, 산문, 에세이, 비평 등 다양한 글들이 함께 업로드될 예정입니다. ​국내힙합 칼럼과 맛집 리뷰도 계속해서 업로드될 예정이니 쭉 지켜봐주세요! ​감사합니다:) ​ 블로그 주인장 올림

카테고리 없음 2024.01.03

[맛집 리뷰 #10] 와고참숯갈비 - 서울 천호동

삼겹살이 먹고 싶어지는 그런 날이 있다. 기력이 허하고 목이 칼칼할 때 나는 삼겹살을 먹는다. 어린 시절 내가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우리 부모님께서는 나를 위해 삼겹살을 구워주셨다. 불판 앞에서 고기와 밥, 그리고 각종 반찬을 곁들여 먹으며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면 몸이 빨리 낫는다고 어머니께서는 종종 말씀해 주셨다. 그렇게 삼겹살은 내 일상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본래 한국인은 고대부터 오직 소고기만 '고기'로 인식하고 있었고, 소고기를 중심으로 고기와 관련된 요리가 파생되었다. 그러나 소고기는 현대 산업화 이전까지 너무나 귀한 음식이었다. 현대 대한민국의 산업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경제는 발전했고 소고기에 대한 수요가 폭발했다. 소고기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축산업이 발전했고,..

맛집 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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