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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k_pop #국내힙합 #k_hiphop

국내힙합 K-Hiphop

언에듀케이티드 키드 (2)

Gunn the Seeker 2024. 3. 31. 01:16

 

(앞에 글 ‘언에듀케이티드 키드 -1’에서 이어집니다.)

지난 글 요약

2018년 힙합씬에 등장한 래퍼 언에듀를 두고 국내 힙합 커뮤니티에는 많은 논쟁이 있었다. 그의 가사는 진솔하지 않은 내용(총기, 마약 등)이 대부분이었고, 진실함을 추구하는 힙합의 정신(keep it real)에 위배되는 것이었기에 그의 태도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과연 언에듀는 힙합인가, 아닌가? 힙합 팬들은 항상 그 물음표를 머리 위에 띄우고 있었다.

여기서 언에듀는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그는 데뷔 초기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쓴 가사는 진실이며, 자신은 언제나 힙합에 진심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태도를 견지하기 위해 가장 힙합적인 키워드인 ‘성장’에 초점을 맞춰 작법에 변주를 주기 시작했다. 언에듀는 이때부터는 허슬(hustle; 힙합에서 최선을 다해 커리어를 쌓는 것)하는 래퍼의 본원적인 태도를 보여준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래퍼 더콰이엇(The Quiett)의 ‘f*k all that shit (Feat. Uneducated Kid)’에 피처링한 언에듀의 가사이다. 약 16마디의 벌스에 언에듀는 자신의 인생을 함축적으로 담았는데, 그것을 풀어내는 스토리텔링과 직관적인 라이밍(rhyming; 랩 가사에서 운율, 라임을 맞추는 것)은 지금 들어도 가장 힙합에 가까운 벌스(Verse; 절)이다.

https://youtu.be/6i7Q6SVMui8?si=owp4gtGG9Yrp4NcM

더콰이엇(The Quiett) - ‘f*k all that shit (Feat. Uneducated Kid)’

언에듀는 해당 곡에서 자신이 어린시절 겪었던 불우한 가정 환경과 당시 힙합이 자신을 위로해주었다고 운을 띄운다. 이후 500만 원으로 캐나다에 유학을 갔다는 사실을 고백하며 그곳에서 친구들과 힙합 음악을 만들었고, 귀국 이후 힙합 클럽에서 일하면서 노력한 결과 래퍼로서 성공할 기회가 드디어 찾아왔다고 밝혔다. 힙합 아티스트로 성공하기 위해 떠난 캐나다 유학과 힙합 클럽에서 알바 경험은 언에듀만이 할 수 있는 진솔한 이야기였다. 언에듀는 자신의 성공을 ‘돈’으로 비유하며 자신이 성공(돈)을 얼마나 열망하는지, 성공(돈)을 하기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랩으로 증명했다. 이 곡을 기점으로 언에듀만의 개성을 담은 진솔함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그의 진심이 통한 것일까, 힙합 커뮤니티에는 언에듀의 팬을 자처하는 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앞선 그의 데뷔 앨범과 논란이 된 가사들은 언에듀의 개성을 대변하는 것이며, ‘성장’을 모토로 하는 그의 태도는 ‘힙합’에 가장 가까운 것이라는 여론이 형성되었다. 더불어 여러 래퍼들의 샤라웃(Shout-Out; 힙합씬에서의 존경을 표하는 방법)이 이어졌는데, 래퍼 오케이션, 창모와 수퍼비가 그 중심에 있었다. 특히 수퍼비는 힙합 레이블 영앤리치 레코즈를 설립하며 언에듀를 1호 멤버로 영입할 정도였다. 이후 언에듀는 든든한 지원군도 얻었겠다, 날개를 단 듯 힙합씬을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영앤리치 레코즈 계약 이후 언에듀는 2장의 정규 앨범, 2장의 EP를 발매했다. 또한 영앤리치 레코즈의 컴필레이션 앨범 2장, 딩고 프리스타일과의 컬래버 싱글, 그리고 자신이 속한 크루(스타렉스)의 컴필레이션 앨범 2장에도 참여했다. 작년에는 자신만의 레이블인 더리 플레이 레코즈(DIRTY PLAY RECORDS)를 설립하였는데, 이로써 언에듀는 최연소 레이블 대표라는 직함도 얻게 되었다(그의 나이는 97년생, 26세이다). 그는 더리 플레이에서 폴로다레드(Polodared), 플리키뱅(Fleeky Bang) 등 신예 아티스트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현재 언에듀는 국내 힙합씬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래퍼가 된 것이다.

언에듀는 이제 성공을 쟁취한 래퍼, 랩스타(Rapstar)의 반열에 올랐다. 데뷔 초기에는 미국 힙합에서 들을 법한 마약, 총기 등의 단어를 직설적으로 표현하여 국내 힙합씬의 ‘문제아’로 낙인이 찍혔지만, 힙합 문화에서 가장 근원적인 키워드 ‘성장’을 랩으로 증명하며 그는 자신에 대한 화살을 관심으로 돌렸다. 언에듀의 두 번째 정규앨범 [HOODSTAR 2]의 세 번째 트랙 ‘Street Kid (Feat. CHANGMO)’에 이러한 가사가 나온다.


난 돈 땜에 약을 끊었어 하지만 여전히 생각은 나지
난 1등이 될 거 아니면 시작도 안 했어 push the limits
멍청이 같은 새끼들 날 보고 말하곤 했었지 기믹
다행히 이제 와 말할 수 있겠네 내 가사 전부 다 사실

- Uneducated Kid ‘Street Kid (Feat. CHANGMO)’

지금 보면 언에듀는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가장 힙합적인 아티스트인 것 같다. 힙합에 진심인 태도를 견지하면서 토속적인 멜로디에 자신만의 개성을 덧붙여 랩으로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에듀의 차기 행보가 더욱 기대가 된다.

- Uneducated Kid ‘Street Kid (Feat. CHANGM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