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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맛집 리뷰 #3] 이이요 - 서울 능동 (군자역)

Gunn the Seeker 2023. 4. 11. 01:33

마키즈시(巻き寿司)는 김으로 초밥과 속재료를 싼 스시(寿司)의 한 종류이다. 우리나라의 김밥과 비슷한 음식이다. 마키즈시(이하 마키)는 호소마키(細巻き), 후토마키(太巻き)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후토마키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 후토마키는 우리의 김밥과 비슷하게 속재료가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자른 단면의 모습도 비슷하게 생겼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밥에 식초로 간을 했다는 것(샤리 또는 스메시)이고 각종 해산물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김밥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후토마키는 우리에게 친숙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주는 독특한 음식이다.

후토마키의 맛은 풍부한 속재료가 얼마나 조화롭게 이루어져 있는지에 결정된다. 해산물과 계란 지단, 그리고 각종 채소가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서도 한 입에 넣었을 때는 색다른 시너지를 내는 것이 맛있는 후토마키의 제 역할이다. 맛있는 후토마키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서울 광진구 군자역 근처에 있다. 바로 '이이요'이다.

이곳은 원래 스시와 카이센동(海鮮丼; 회덮밥)으로 유명한 일식전문점이다. 나는 혈중 일식 농도가 낮을 때마다 이곳에 방문하여 해이해진 내장에 긴장감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이번에도 정갈한 일식이 먹고 싶어져 평일 저녁 이곳을 방문했다. 나는 같이 동행한 지인과 함께 이이요의 후토마키인 "이이요 연어마끼"와 이이요의 스페셜 메뉴인 "이이요 스페셜 카이센동 A"를 주문했다. (이이요에서는 마키를 마끼를 표기해서 이 둘을 혼용해서 작성했다)

(좌) 작은 앞접시와 간장이 담긴 종지, 차를 내어주셨다. // (우) 산토리 하이볼도 시켰다.

정갈한 일식을 시켜두고 산토리 하이볼이 빠질 수가 있나. 산토리 하이볼은 오리지널과 토닉, 두 가지 버전으로 주문할 수 있다. 하지만 당분은 무슨! 나는 오리지널 하이볼을 주문했다. 오리지널 하이볼을 한 모금 넘기자 입 안이 말끔하게 정리되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식사를 할 시간이다.

이이요 연어마끼(마키)

주문한 이이요 연어마끼가 먼저 나왔다. 이이요 연어마끼는 밥이 얇게 들어가 있고 대신 속재료가 풍부하게 채워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속재료는 오이채와 연어속살, 새우튀김, 계란말이, 마요네즈를 버무린 게살, 그리고 간장에 조린 간뾰(かんぴょう; 박고지)가 들어가 있다. (참고로 기본 이이요마끼를 주문하면 이 구성에서 연어가 빠져서 나온다)

이이요 연어마끼는 풍부한 두툼하게 9조각으로 썰어져 있었고, 옆에 와사비를 약간 곁들여 주셨다. 이것을 그냥 먹어도 되고, 와사비를 약간 얹은 이후 간장에 살짝 찍어 먹어도 된다. 나는 마끼의 꼬다리를 젓가락으로 집었다. 아무 간을 하지 않고, 한 입 가득 집어 넣어 맛을 음미했다. 마끼의 첫 맛은 전혀 자극적이지 않아 식사를 시작하는 데 전혀 부담을 주지 않았다. 다음은 와사비를 조금 넣고, 간장에 살짝 찍어 다음 맛을 보았다. 또 다른 맛이 난다. 와사비가 코 끝을 찌르지만, 독특한 향을 남기고, 간장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마끼의 맛을 다채롭게 만든다.

이이요 스페셜 카이센동 A

그리고 이이요 스페셜 카이센동 A가 나왔다. 이이요 스페셜 카이센동은 두 가지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하여 주문해야 한다. 내가 주문한 A 옵션은 우니, 참치뱃살, 가리비 연어가 들어간다. 참고로 B 옵션은 여기서 참치뱃살이 빠지고 단새우가 들어간다. 참치를 좋아하면 A 옵션, 새우를 좋아한다면 B 옵션을 주문하면 된다.

카이센동은  작은 그릇에 밥공기에 밥을 가득 담고 그 위에 생선회를 채 썬 양파 위에 겹겹이 쌓아 올린 구조였다. 탑처럼 쌓여 있는 덮밥의 중심에는 계란 노른자가 있었고, 옆에는 와사비를 약간 더해주셨다. 카이센동을 먹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나는 나만의 길을 따른다. 나는 일단 횟감을 다른 접시에 덜어 놓았다. 그리고 노른자와 파채, 밥을 섞었다. 계란노른자로 노랗게 변한 밥과 생선회를 나는 따로 먹었다. 가끔 김을 싸서 먹기도 하면서, 음식 본연의 맛을 최대한 느꼈다.

그러나 카이센동의 맛은 약간 아쉬웠다. 밥이 약간 질어서, 밥의 열기가 그대로 밥공기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횟감이 이 밥의 열기 때문에 약간 따뜻해져서 맛이 반감되었다. 밥을 최대한 되게 짓고, 열기가 빠져나갈 수 있게 배치한 다음 차가운 횟감을 얹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비스로 미니우동도 나왔는데, 고구마 튀김과 유부, 쑥갓이 올라가 있는 평범한 맛이었다. 사진은 찍지 않았다. 그렇게 연어마끼와 카이센동을 번갈아 먹고, 하이볼과 미니우동으로 입가심을 하면서 식사를 마쳤다.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사실 이이요 연어마끼는 맛있었지만, 카이센동에 아쉬움이 남아 예전에 방문했을 때의 감동을 찾을 수는 없었다. 작년 이맘때 이이요를 방문했을 때 나는 '고등어 봉초밥(보우스시)'를 주문했는데, 그것은 내가 이제껏 이이요에서 먹었던 요리 중에 가장 쾌감을 부르는 맛이었다.

이이요의 고등어 봉초밥(보우스시). 이 식당 최고의 맛을 자부한다.

그래서 이번에 이이요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 고등어 봉초밥을 시켜 먹었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쪽파와 특제소스로 간이 된 밥 위에 초절임 된 고등어를 얹은 이 요리는, 손님의 식탁에 올라오는 즉시 토치로 살짝 그을려서 맛을 보게 된다. 그 맛은... 다들 상상하는 그 이상의 맛일 것이다. 결국 다음 이이요를 방문할 때에는 카이센동 말고 이 고등어 봉초밥을 시켜 먹어야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 식사가 약간 아쉽긴 했어도 이이요는 훌륭한 식당임에 틀림없다. 이곳의 스시와 마끼는 준수한 맛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만약 오늘 신선한 재료와 적당히 간이 되어 있는 일식을 다채롭게 먹고 싶다면, 이이요에 방문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