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개최된 <2023 서울 모빌리티쇼>에 방문했다. 현대, 기아와 같은 국내 브랜드부터 벤츠, BMW 등 해외 자동차 브랜드도 본 행사에 참여했다. 자신들만의 멋진 차량을 뽐내는 다양한 기업들 중에서 나의 이목을 이끈 기업은 단연 독일의 자동차 회사 포르쉐(Porsche)였다. 포르쉐는 나에게 큰 의미가 있는 자동차 회사이다. 포르쉐가 내게 특별한 이유는 그것이 나의 꿈,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포르쉐는 나의 꿈이다.
나는 자동차를 참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수많은 자동차 중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자동차는 바로 포르쉐의 911이다. 내가 911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10년대에 방영된 탑기어 코리아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는데, 이때 나는 911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탑기어 코리아의 MC 김진표는 911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연비와 승차감을 해치지 않고
페라리나 람보르기니처럼 허황된 가격도 아니면서
슈퍼카를 몰 수 있게 해주는 바로 그 지점이
이녀석(Porsche 911 Carrera 4S)이 가진 최고의 장점입니다”
- 김진표, 탑기어 코리아 시즌4 Ep.05 중에서
김진표가 언급하였듯이 포르쉐 911은 합리적인 가격에 뛰어난 성능을 보유한 스포츠카이다. 911이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될 수 있었던 이유는 공정 과정에 있다. 포르쉐는 다른 슈퍼카 회사(예. 페라리)와 달리 고성능차 제조 과정을 전면 자동화하여 생산 단가를 낮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11은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911이 설계된 방식이 큰 몫을 했다. 911은 아담한 차체 크기에 파워풀한 엔진을 차량 맨 뒤에 싣고 후륜 구동 방식, 즉 RR(Rear-engine, Rear-wheel Drive) 방식을 채택하여 슈퍼카에 준하는 독보적인 성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렇게 포르쉐 911은 1964년 발매된 이후 반세기 넘게 꾸준히 사랑받는 스포츠카가 되었다.
이와 더불어 포르쉐 911은 ‘성공의 상징’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실제로 유명한 셀럽들이나 자수성가한 사업가들이 포르쉐 911의 오너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포르쉐 911의 오너로 알려져 있다. 일상생활에서 주행 가능하면서도 탁월한 품질의 스포츠카인 911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들의 눈높이에 알맞은 자동차인 것이다.
어린 시절 TV를 보며 알게 된 포르쉐 911의 매력에 빠지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911을 꿈꾸게 되었다. 나도 성공하면 꼭 포르쉐 911을 타는 멋진 어른이 되어야지! 내가 사랑하는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나만의 진취적인 삶을 살아야지! 이런저런 다짐을 하며 나는 꾸준히 성장했다. 어느 새 나는 20대가 되었고, 포르쉐 911을 타겠다는 꿈은 현재 20대 후반을 지나고 있는 지금도 내 마음 한 켠에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2023 서울 모빌리티 쇼를 방문했을 때 포르쉐에 유독 감정이 뛰었던 것 같다. 나의 과거의 꿈이자 현재의 꿈, 그리고 언젠가 미래에 만나게 될 그 꿈이 멋지게 전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나는 911 Carrera 4S 모델에 시승을 해볼 기회가 있었다. 직접 운전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운전석에 한 번 앉을 수 있는 기회였다. 약 10분 간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포르쉐 911의 운전석에 앉았다. 착 감기는 운전석과 단단한 핸들의 감각, 딸깍거리는 물리 버튼을 체감하며 나는 어쩌면 그 꿈을 반쯤 이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꿈만 꾸고 있던 그 911에 직접 탑승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이 경험은 내게 그 꿈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주기에 충분했다.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신동헌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박스까남)에서 “포르쉐는 꿈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포르쉐를 사는 것보다, 그것을 갖겠다는 꿈을 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포르쉐를 꿈으로 꾸고 있는 나 같은 사람들이 마음 속에 새겨도 될 것 같다. 포르쉐를 사겠다는 꿈을 인생의 원동력으로 삼아서, 인생을 더욱 윤택하게 만든다면 더욱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이제부터 직접 탑승한 포르쉐를 상기하며 한 발짝 앞으로 더 나아가려고 한다. 현실과 타협하며 지금 내 위치에서 안주하기 보다는 포르쉐를 꿈꾸며 한 걸음 더 성장하는 것이 내 인생이 더욱 가치 있는 삶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3월 한 달간 열심히 생활하다가 4월이 되자마자 일주일 정도 반짝 흐트러지긴 했는데, 다시 열심히 나의 페이스에 맞춰 꾸준히 노력하며 살아야겠다. 나는 지금도 포르쉐를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