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주의(虛無主義)는 쉽게 우리 인생에 찾아온다. 이름도 어찌된 게 '허무'주의인지, 가끔 보면 허무하게도 찾아오는 것이 허무주의이다. 인생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을 때, 인생의 의미가 없다고 느껴질 때, 그것들은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슬쩍 고개를 든다. 최근에 허무주의가 나에게도 찾아왔다. 그 녀석은 나의 과거를 들추며 이렇게 말했다. "그래, 인생은 의미가 없는 거라니까?! 어때, 허무하지?" 이 자식 나를 간파했구나. 허무주의는 내 주변으로 어두컴컴한 그림자를 점점 드리웠다. 내가 서 있는 바닥에 그림자는 점점 외연으로 확장하더니, 어느새 나도 그것에 잠식되기 시작했다. 이윽고 내 몸은 점점 시커멓게 변했고, 마치 숯처럼 나는 굳어버렸다.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것들이 많았는데,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았..